[이슈워치] "진실폭로 VS 사실왜곡"…볼턴 회고록 공방 점입가경

2020-06-22 0

[이슈워치] "진실폭로 VS 사실왜곡"…볼턴 회고록 공방 점입가경


[앵커]

정식 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

회고록 가운데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 정도 포함돼 있어 우리로선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요.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가려진 진실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측은 사실왜곡이라며 강력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회고록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이상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회고록이 현지시간으로 내일 출간인데 미국 법무부와 여러 소송전이 있었죠.

출간은 정상적으로 되는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워싱턴DC 법원이 회고록 출간을 금지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출간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

사실 이제와 출간 자체는 큰 변수가 아니기도 한데요.

책의 해적판 파일이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됐기 때문입니다.

선인세로 200만 달러, 약 24억원을 받은 볼턴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지 몰라도, 출판사로서는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앞서 법원이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한 것도 전 세계에 회고록 수십만 부가 퍼지고, 언론사들도 책을 입수해 금지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볼턴이 기밀을 공개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익 몰수와 형사 처벌을 당할 수 있다고도 언급해 볼턴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있네요.

당시 타결 무산으로 충격을 줬죠.

볼턴이 그 이유를 공개했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저도 당시 취재팀의 일원으로 하노이의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리다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이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 해체 등을 추가 요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영변의 의미를 강조하며 거부해 양측이 평행선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이 얘기 자체는 그동안 외교가에서 흘러나왔던 2차 회담 결렬의 이유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만, 회고록에 담긴 볼턴의 역할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눈길을 끕니다.

볼턴은 미국의 양보로 회담이 끝날 것을 우려해,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과의 회담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영상을 트럼프 대통령에 보여줬다고 합니다.

영상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유리한 입장이니 언제든 회담장을 걸어나갈 수 있다'면서 심지어 스몰딜, 즉 작은, 부분적인 합의와 회담장을 걸어나가는 것, 즉 회담이 무산되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기사가 되겠느냐고 물었다는 주장입니다.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단한 그림이 될 것"이라며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 김 위원장이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앵커]

판문점 남북미 회동 등 남북미, 한미 관계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어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특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관계당사자달은 사실왜곡이라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

사실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작년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에 대해 북한은 문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지 않았고 미국도 북한의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의 적극적 요청으로 세 정상이 한 자리에 선 모습이 연출됐다고 볼턴은 주장했습니다.

아직까지 타결이 지연되는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한 내용도 담겼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증액해달라는 노골적인 압박을 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런 볼턴의 얘기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겁니까.

미국 내 반응은 어떤지요.

[기자]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한 만큼 회고록이 대서특필되고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반응은 있지만, 진영을 막론하고 비판적 반응이 더 눈에 띱니다.

비판은 두 가지 정도로 수렴되는데요.

지난해 트럼프 탄핵 추진 과정에서는 입을 열지 않고 침묵했던 볼턴이 책 출간을 앞두고 잇달아 폭로를 늘어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트럼프 정부의 모든 외교적 실패는 대통령 및 다른 측근의 탓으로 자신은 책임이 없고 오히려 영웅인 것처럼 적었다는 것입니다.

1년 반동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최고위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책임 전가가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비난하면서도 앞으로의 법적 조치에 주력하는 양상입니다. 영상을 한번 보시죠.

"책은 이미 유출됐고, 볼턴은 기밀을 누설했습니다. 그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밖에 미국의 대북 정책을 총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고록이 거짓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를 무척 반겼을법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반응이 싸늘합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회고록을 보지도, 사지도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흔히 강경파를 매파라고 부르는데, 볼턴은 슈퍼매파로 불릴 정도로 초강경파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더욱이 그는 남북미관계 진전을 견제해온 일본과 유사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 시종 부정적인 볼턴의 주장은 한 번 걸러서 들을 여지가 있습니다.

[앵커]

오늘 청와대의 입장 발표가 있었죠.

남북미 외교 내용이 다수 공개되면서 정부도 적극적 입장을 내놓는 모습이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고록이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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